"시카고 총기폭력 해결 위해 시장, 트럼프에 도움 요청해야"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인종분리와 빈부격차, 총기폭력 악순환을 겪고 있는 미국 시카고에서 람 이매뉴얼 시장(58·민주)의 실정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시카고 저소득층 흑인·히스패닉계 다수 거주지역이자 범죄 다발지역인 웨스트사이드의 라 숀 포드 일리노이 주 하원의원(46·민주)은 7일 폭스뉴스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 "이매뉴얼 시장이 임의로 시카고를 '트럼프 금지 구역'(Trump-Free-Zone)으로 선언한 것에 개의치 말고, 총기폭력 해결을 위한 인력과 자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포드 의원은 지난 주말 시카고에서 70여 명이 총에 맞아 12명이 숨지고 59명이 부상하는 등 총기폭력 실태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트럼프가 애청하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 도움을 호소하면서 "시카고에 트럼프 대통령 개입 요구 목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요일 오전 7시, 내가 다니는 교회 앞에서 3명이 총에 맞아 1명이 숨졌다.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에 와서 만성적 총기폭력 해결을 위한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책을 발표해달라"고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인 이매뉴얼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반발, 시카고를 '불법체류자 보호 도시'(Santuary City)로 선포한 데 이어 작년 9월 미 법무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DACA) 시행 중단 방침을 발표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무어라 말하든 시카고는 '트럼프-프리 존으로 지켜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시카고 선타임스는 "이매뉴얼 시장의 반(反) 트럼프 행보는 '전국구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강화 및 트럼프 이민정책으로 인해 위협받는 히스패닉계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라고 분석했다. 포드 의원은 "이매뉴얼 시장이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데 대한 대가가 너무 크다"면서 "주민들을 위해 연방 노동부, 주택도시개발부, 의료 당국 등과 긴밀히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민주당 동지인 이매뉴얼 시장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의도가 아니다. 그와 함께 일하고 싶다"면서 "하지만 분열된 상태로, 대통령에 맞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리노이 주 납세자들은 다른 어느 주보다 많은 세금을 연방 정부로 보낸다"며 "세금이 올바로 쓰이게 할 의무와 아울러 연방 정부 예산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총성과 유혈로 얼룩진 주말을 보낸 이후, 시카고 시장 선거 후보들은 입을 모아 이매뉴얼 시장의 무능력과 무관심을 규탄했다. 한때 '이매뉴얼 시장의 오른팔'로 불리다 토사구팽 당한 후 시장 선거에 나선 게리 맥카시 전 시카고 경찰청장(민주·59)은 이매뉴얼 시장이 지난 5일 시카고강변 산책로 개보수비에 1천만 달러(약 110억 원)를 추가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사실을 상기하며 "이미 완벽한 시내 명소에 예산을 낭비하기 보다 그 돈을 빈민지역 개발에 투자한다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팻 퀸 전 일리노이주지사(민주·69)는 한때 동지였던 이매뉴얼 시장 3선 저지를 위한 주민청원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일리노이 주민 8만6천481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전날 시카고 시 서기관실에 제출했다"며 "법적 요구 조건 보다 3만3천962개 더 많은 숫자"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 현